아마존 온사이트 리젝션 후기

  • #3218550
    리자몽 199.***.7.59 6982

    사람들이 다 생각하는게 같아서, 글도 잘 안보이는 것 같고, 리젝션에 대한 후기는 작성할 마음이 잘 안생기는 것 같습니다.

    저도 저번 주 금요일에 연휴를 앞두고 온사이트때 에스코트하였던 리크루터한테서 전화를 받고, 한 두시간 정도 착찹한 기분이 들어서 키보드에 손이 잘 안갔습니다. 지금까지 3천여장을 지원하고도 역시 회사의 간판따라 기분이 틀린가 봅니다.

    우선 아마존은 탈락 시에는 피드백을 주지 않는다고 온사이트 인터뷰 전부터 이메일에 밑줄쫙 그어서 써놓던데, 그래도 저는 나름 피드백아닌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제가 지원했던 포지션이 알고보니 SDE2 여서, 결과적으로는 경험이 부족하다는 (Lack of experience) 말을 들었습니다. 혼자서 생각을 많이 해본 결과 아무래도 시스템 디자인쪽에서 죽을 쑨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해당 면접관도 높은 확률로 바 레이저였구요.

    제가 그렇다고 시스템디자인에 손을 놓진 않았습니다. AWS쪽 Whitepaper 가 아마존이 시스템디자인을 어찌 하였는지 모범답안이 그대로 나와있기 때문에 Availability, Scalability 를 중점적으로 잠도 안자고 봤습니다. 다만, 제가 허당끼가 있는지라 제가 지원한 포지션은 데이터 통합과 플랫폼 서버를 위주로 공부를 했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조건 규모확장성만 들이파버린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었던거지요.

    인터뷰가 문제가 아니라면 제 경력이 산업기능요원 2년 10개월 + 졸업 후 한국서 데이터베이스 연구원 및 풀스택 개발자 1년 6개월로 있던 경력 자체가 애매하다는 그 뜻 그대로일수도 있겠습니다. 거기에 2016년 이후로 쭉 백수상태였던 점이 또 이바지 했겠구요.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겠지요.

    면접 떨어진거 곱씹어서 써먹을곳도 없겠습니다만, 그래도 긍정적인 피드백도 있었습니다. 코딩부분에서는 확실히 강점을 보여줬기 때문에 SDE1 에 지원하면 포텐셜을 높게 살 수 있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In future” 라고 강조했던것으로 보아 한동안은 아마 지원하지 말라는 거겠죠 ^^;

    저는 전형적인 한국인마인드라서 아마존같은 기업을 꼭 내손으로 만들어야지라는 생각보단, 아마존에 들어갔을때 나에게 비춰질 온갖 스포트라이트와 개간지스러움을 탐냈습니다. 떨어지고 나니 한 두시간정도는 멍하면서 참 아쉬웠지만, 끝내 받아들였습니다! 빠른 멘붕과 빠른 회복은 제 장기입니다. ㅎㅎ

    그래도 제 커리어에 있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점은 아마존에게 고마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떨어지고 나니 더 가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어디에서라도 웹쪽으로 더 경험을 쌓고 싶다는 열망이 강하게 쌓였습니다. 지금 임베디드 엔지니어로 입사한지 한 달 정도 됐는데, 현 회사에 도의적으로 문제가 될지언정, 계속 실리콘벨리나 오스틴쪽에 주니어 포지션으로 지원서를 매일 최소 열군데 이상씩 넣고 기다려볼 작정입니다. 한국에서 9개월동안 백수상태로도 미국에 취직을 했는데, 여기서 직장다니면서 준비하는것은 껌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끝으로 제가 작년부터 이력서를 쓰면서 여기계신분들께 정말 염치없이 질문을 마구 쏟아냈었는데, 진심으로 여기 계신분들의 답변을 참고한 끝에 좋은 결과를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력서에 시민권정보와 주소정보에 대한 글을 올린적이 있었는데 그때 무대뽀로라도 이력서와 어플레케이션에는 미국주소를 쓰라고 해주신분, 정말 감사드립니다 ^^ 연락이 두배 세배로 늘어나서 한동안 취준하는 맛이 끝내줬습니다.ㅎㅎ

    앞으로도 인터뷰 후기 꾸준히 올려서 취직준비하시는 분들께 심심한 위로와 동지애를 함께 느끼게 하고 싶습니다. 모두들 오늘도 화이팅하세요!

    • 공돌이 218.***.30.147

      인터뷰 제안은 어떻게 받으신건가요?

      • 리자몽 199.***.7.59

        제가 아마존에 대략 200~300장정도의 어플리케이션을 제출했었는데, 리크루터가 제 이력서를 다른 채용공고를 담당하는 동료에게 넘겨줘서 아예 새로운 포지션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운빨이에요.ㅋㅋ

        • 공돌이 218.***.30.147

          헐 진짜 300장씩 내신건가요 ㅎㄷㄷ 대단하네요 다 온라인지원으로 그냥 쌩자로 하신건가요 ?? 추천같은거 없이?

          • 리자몽 199.***.7.59

            예, 저는 리퍼럴을 받아낼 인맥이 없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그리고 지금도 온라인으로만 지원서를 넣고 있습니다.

    • 우아아아 104.***.192.95

      멋진 마인드입니다. 이런 마음가짐 이라면 언젠가는 꼭 원하시는것 이루실꺼에요.

      • 리자몽 199.***.7.59

        응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종종 후기글로 인사드리겠습니다!

    • GLC300 184.***.12.199

      도전정신이 너무 멋지네요!
      꼭 좋은 결과 있으시리라 믿습니다!
      잘 되실꺼에요 : )

      • 리자몽 199.***.7.59

        덕담 감사해요! 우리 모두 원하는바 원하시는 시기에 성취할 수 있길 바라요 🙂

    • 소달구지 24.***.196.233

      위로의 추천 드립니다. 님의 마인드와 실력이라면 조만간 더 좋은 기회와 성공이 따라올 것입니다. 홧팅!

      • 리자몽 199.***.7.59

        다들 좋은 말씀을 해주시니 힘이 펄펄납니다! 선배님도 항상 건승하세요!

    • aa 143.***.130.31

      그때 미국주소로 바꾸라고 말씀드렸던 사람입니다. 혹시나 해서 찾아봤는데 제 이야기가 맞군요 ㅋㅋ 잘 모르는 상태에서 무대뽀로 마구 지원하고, 아마존 온사이트까지 갔다가 떨어진 것까지 저랑 똑같으시네요 ㅠㅠ 저는 결국 취직이 안 되었다는 차이가 있지만요 ㅋㅋ 저는 신분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지라 영주권부터 해결하고 있어요.

      그 뼈속까지 한국인인 심리상태의 변화 저도 정말 공감합니다. 아마존 되면 자랑하고 다녀야지… 하는 그런 ㅋㅋㅋ 저도 아마존 리크루터한테 끝까지 매달려서 얻은 기회였는데, 스크리닝은 쉽게 넘고 온사이트 갔는데 떨어져서 정말 슬펐어요. 저는 한 며칠은 힘들었던 것 같아요. 리크루터 연락 받고 살짝 울기도 했고 ㅋㅋ 인생에서 제일 드라마틱한 몇달이었죠. 세상에 그렇게 많은 거절 통지를 받을줄이야…

      꿈의 직장은 아니더라도, 어쨌든 이제 자리 잡으셨고 이제 일쪽으로 지인들도 생기실테니, 차차 이직준비도 하시고 리퍼럴도 받으시면 앞으로의 커리어는 한국에서 준비하셨던것 보단 훨씬 쉬울거라고 생각합니다. 축하드리고, 건승을 빌겠습니다. 워킹유에스 요새 맨날 똥글만 올라와서 쌩하던 차였는데, 이런 글 보니 정말 기분이 좋네요.

      • aa 143.***.130.31

        그리고 보통 면접 1년 쿨다운 시간 있습니다. 1년쯤 지나면 리크루터가 연락줄거에요. 1년 지났는데 면접볼래? 하고 ㅋㅋ

      • 리자몽 199.***.7.59

        세상에 네달전 글을 기억해주시다니!! 너무 감사드려요 ^^ 선배님덕분에 미국에서 자리 꿰차고 눌러앉을수있었습니다!!
        저는 울지는 않았지만… 크흠 여친한테 엄청 징징거리면서 위로를 받았었지요 ㅠㅠ 다른데도 아니고 아마존이잖아요…헤헤
        결국 형님네 주소 앞으로 해놓고 계속 지원하니까 폰 스크린만 1주일에 서너개씩 잡히는 진풍경도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지금 회사는 그래선지 더욱 신기한 것이 한국주소로 해놓고 붙어버렸네요? 저보고 화상통화로 면접보자고 하는거
        너무 절실해서 비상금 다 털털 털고 비행기로 다녀왔었습니다.ㅎㅎㅎ 응원 너무 감사드립니다. 빨리 1년 쿨다운 지나갔으면 좋겠네요!!

    • 1 71.***.116.247

      멋지게 시작을 끊으셨네요. 계속 해나가시면 곧 좋은 결과 있을겁니다.

      • 리자몽 199.***.7.59

        감사합니다. 뜻을 세워서 강하게 다지고 그르치지 않음 저도 언젠가는 세계 최고의 인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겠지요?

    • 1.***.232.235

      요즘 님글 보는 재미가있어요. 결과 궁금했는데…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좋은 결과 있을꺼예요!

      • 리자몽 174.***.24.136

        아닙니다. 다들 좋아해주시니 이렇게 글을 신나게 올릴 수 있는거지요 🙂 응원 감사드립니다.

    • AAA 71.***.181.1

      아마존 연봉높고 RSU도 꽤 많이 또 price도 높지만, 기업컬처가 좋은 회사는 아니에요.
      back stabbing과 politics가 난무해서 턴오버가 높습니다.
      제가 다녔던 2013년에 3년내 퇴사율이 35% 가까이라고 들었습니다…. 그 많은 연봉/ 주식 때려치고 나올땐 이유가 있습니다.

      오퍼받았을때 그렇게 자랑할 회사도 아닙니다.
      회복이 되었다니 다행이구요 다른 훨씬 좋은 회사도 많이 두드려보세요.

      • 리자몽 174.***.24.136

        현실적인 조언 너무 감사드립니다! 꼭 아마존이 아니더라도 명성있는 테크컴퍼니에 꼭 들어가고 싶습니다! 😀

    • ㅇㅇ 68.***.175.24

      아마존이… 간지와 스포트 라이트…??? 아마존 회사 자체야 잘나가고 주식도 하루가 다르게 치솟지만…
      정작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쪽으로는 소위 FAANG중에 선호도가 낮은 편이고, 코딩 인터뷰 별로 안어렵고 입사 난이도도 무난한 편인 기업입니다.

      • 리자몽 174.***.24.136

        소위 FAANG 기업들을 아무나 들어갈 수 있다면 말씀해주신 부분이 옳다고 생각할수도 있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