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미국 직장 구하기 중간 후기 (1)

  • #3367087
    미쿡취준생 147.***.209.101 8012

    박사 졸업 준비와 함께 본격적으로 취직 준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2주 정도 된 것 같네요.
    아직 짧지만, 역시나 예상했듯이 국내에서 미국 직장에 직접 취직하는 것은 매우 힘들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국내에서 미국 취직 원한다는 글이 자주 올라오는데, 그 분들께 정보도 공유할 겸 글 하나 적습니다.
    이미 해외 취직하신 분들께는 사실 별 도움이 되는 글은 아닐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제가 잘못하고 있는 점 있으면 지적해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의 조건은 아래와 같습니다.

    – 국내 박사 졸업 예정(2020.2.)
    – 시민권 보유
    – CS 전공 (low-level SW including kernel)
    – 해외 인턴 경험 없음

    1년 전(졸업 1.5년 전)부터 미국 취직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1년 동안 준비한 것은 아래 두 가지입니다.

    – 링크드인 관리/경력 정리/레쥬메 작성
    – 언어(C++) 정하고 자료구조/알고리즘 문제풀이 연습

    지금까지 폰 인터뷰는 두 번 봤고, 두 번 다 리쿠르터가 먼저 제게 접근했습니다. (링크드인/이메일)
    한 번은 떨어졌고, 한 번은 결과 기다리고 있는데 그렇게 기대가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엄청 힌트 들어가며 겨우겨우 품. 공짜 강의 듣는다고 생각했을 정도)

    온라인 어플리케이션은 30개 정도 넣었습니다. 제가 연구한 내용과 70% 이상 일치한다고 생각할 경우에 한해 무차별적으로 넣었고, 그 중 폰 인터뷰까지 간 것은 현재 0개, 온라인 코딩 테스트 기회를 부여 받은 것은 1개입니다. LinkedIn이나 Blind를 통해 referral을 구한 케이스가 두 개 있었는데, referral은 리쿠르터가 레쥬메를 읽어보는 단계까지 진입하게 해줄 뿐, 그 이상은 아닌 것 같습니다(하나는 확실한 리젝, 하나는 일주일 응답 없는 상태).

    그 외에 링크드인에 리쿠르터에게 connect를 요청한 후 레쥬메를 뿌리는 작업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 아직 유효한 성과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졸업 준비하면서 12월까지 꾸준히 이 작업을 반복할 예정입니다.

    짧게나마 준비하면서 느낀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폰 인터뷰는 회사마다 인터뷰어마다 다른 것 같습니다. 저는 CTCI 책만 읽고 언어 정해서 알고리즘 문제 풀겠거니 생각했었는데, 코드 띄워 놓기만 하고 domain specific한 내용을 정말 집요하게 물어보기도 하고, 미리 언어를 안 알려주고는 특정 language에 대한 이해도를 묻는 문제를 물어보기도 합니다.

    – 제가 만약 1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링크드 인에서 좀 더 유심히 job description들을 읽고 분류한 후, 내가 가고 싶은 분야에 맞춰 side project도 하고 hands on experience를 쌓으면서 준비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작업이 없더라도 레쥬메는 어느정도 만들 수 있지만,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결국 제가 어디까지 파고 들었는지 드러나게 되는 것 같습니다.

    – Online application보다는 최소한의 referral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나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나를 추천해주냐 정당하지 않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Blind 가보면 외국 친구들도 어떻게든 referral을 얻으려고 쪽지 보내고 글 올리고 난리도 아닙니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몇 년 전부터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어두는 것이겠죠. Referral을 할 때 그 사람을 어느정도 잘 아는지 적는 란도 있다고 합니다.

    – 일상 생활에서 영어로 단편적인 생각을 표현할 줄 아는 것과, 스크립트 없이 내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돈해서 영어로 토의할 줄 아는 것은 다릅니다. 국내에서 취직 노리시는 분들은 후자를 미리 연습해두셔야 합니다. 영어로 생각하면서 두괄식으로 설명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어로 표현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 레쥬메가 ATS에게 걸러지지 않기 위해서 뭘 할 수 있을지 더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키워드 배치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고, 저의 경우 전화를 해외 local 번호로 돌려놓기, 레쥬메에서 Korea와 도시명을 최대한 없애기, 졸업 예정이 2020이라는 것을 전반부에 배치하지 않고 후반부에 배치하기(없애면 거짓말이 되기 때문에 이건 없앨 수는 없습니다…) 정도를 해둔 상태입니다. 일단 리쿠르터가 5초라도 제 레쥬메를 읽게 만들어야 폰 인터뷰의 기회가 더 많아지겠죠.

    다음에 좀 더 기회를 얻게 되면 한번 더 경험을 공유하겠습니다.

    • 172.***.35.37

      Linked in 주소도 미국으로 해놓으세요.

      • 미쿡취준생 147.***.209.101

        네 조언 감사합니다 ㅎㅎ
        사실 이미 그렇게 해뒀고, 그것 때문에 첫 리쿠르터에게 연락을 받은 것 같습니다.
        연락 받은 이후에 정정했더니 일단 폰 인터뷰까지는 진행해주더라고요.

    • ㅁㅁ 166.***.102.90

      처음엔 그냥 무차별 살포가 답입니다. 신분이 해결되어 있는 상태란 것이 약간 가산점은 되겠네요. 첫 직장 구하는 경우엔 추천인을 구하고 그럴 수가 없어요. 너무 따지고 재고 분석할 필요도 없지요. 그 정도면 잘 준비한거지 준비가 잘못되어 연락이 안 오는 게 아닙니다. 그냥 외국에 사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그 정도로 낮은 것일 뿐이죠. 꾸준한 지원 외에는 딱히 묘수가 없음.

      • 미쿡취준생 147.***.209.101

        네 ㅎㅎ 신분 해결이 가산점이긴 하지만 어차피 수많은 미국인들과 같은 조건이 되었다는 것이고, 제게 들어갈 온사이트 비용만 생각하더라도 그들에 비해서 훨씬 마이너스가 되겠죠. 폰 인터뷰도 결국 manager 급 employee의 한 시간을 투자하는 비용이 드는 것이니까요. 말씀하신 것처럼 일단 매일 잡서치 & 1개 이상 지원을 반복하면서 걸릴 때를 대비해 인터뷰 실력을 갈고 닦는 것이 올바른 방향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Slim 73.***.174.11

      저도 Low-level 쪽 분야라서 말씀 드려보자면. 이쪽은 알고리즘은 그렇게 깊이 볼필요는 없더군요. (물론 케바케).
      주로 c언어 (포인터,구조체,메모리,엔디안,기타등등)이랑 자료구조, OS 적인거 (커널) 이정도면 되는거 같습니다.
      거기에다가 혹시 임베디드 분야면, 그에따른 하드웨어적인것도 좀 필요하구요.
      그리고 왠만하면…..룸렌트 로라도 일단 이사를(실리콘 밸리로) 오신다음에 구직하시는걸 추천드립니다.

      • 미쿡취준생 147.***.209.101

        네, 제가 너무 general job interview process만 보고 섣불리 판단한 것 같습니다. 첫 면접 때 language specific problem보고 완전 멘붕에 빠져 5분간 정적에 빠졌는데 그 때 생각하면 지금도 자다가 벌떡 일어납니다 ㅠ 졸업에 성공하고 취직에 실패할 경우 이사가서 구직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단, 가족이 있어서 그 부분이 마음에 좀 걸리네요…

        • Slim 192.***.54.42

          일단 혼자 오셔서 방 하나만 렌트 하시구요(대략 900 ~ 1200 달러 사이).
          취업되고나서 2~3달 정도 돈 모아서 가족들 다같이 살수 있을만한 집 렌트한 다음에 가족들 오게하시면 될듯…

    • Bn 98.***.12.94

      개인적으로는 박사급 구직시장에서 리퍼럴 없이 진입하기 생각보다 힘든 것 같습니다. 좀 더 공격적으로 리퍼럴 받아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그래도 리퍼럴 받으면 꽤나 높은 확률로 폰인터뷰 단계까지는 가더라고요.

      • 미국취준생 147.***.209.101

        감사합니다 ㅎㅎ 최대한 받아서 지원해보겠습니다. 몇 번 거절 당하다 보면 위축되더라고요.

    • Bbb 73.***.194.199

      가장 좋은 방법은 미국에서 포닥을 하며 알아보는거로 보이는데. 교수 인맥도 생기고 학회에서 만나는 사람도 있고. 포닥은 고려대상이 아닌지?

      • 미쿡취준생 211.***.88.34

        교직에 뜻이 없어서 포닥은 생각도 안 했었는데,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ASAP로 취업할 생각을 하면서 포닥을 하는 것이 그쪽 교수님들께 민폐가 되는 것은 아닌지 약간 염려되네요.

    • 지미안 174.***.12.231

      시민권 있으니 결국 될겁니다. 레주메에 시민권자라고 쓰기도 합니다. 좀 뭣하지만 혹시라도 “혹시 비자 스폰서해야 하나?”라는 의문을 없애기 위해서 입니다.

      그 다음은 현재 수준에서 인터뷰 요령과 영어 실력입니다. 나도 시스템 리서치 했고 커널 및 하이퍼바이저 뜯어 고친 경험이 있었어요. 대기업의 오에스 팀이 첫 직장이었습니다.

      • 미쿡취준생 211.***.88.34

        저랑 매우 비슷하시군요. 첫 단추를 대기업 OS 팀에서 시작하셨다니 부럽습니다.
        말씀대로 이제 인터뷰 스킬을 쌓으면서 커널 internal을 복습하며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대학원 다니면서 distributed systems 쪽에 더 관심을 가졌으면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졌을 것 같은데 많이 아쉽네요.

    • 반도체쟁이 2.***.25.145

      저도 토종 한국 박사에 EE 쪽인데 (저는 심지어 영주권도 엊ㅅ음) 7년전쯤 링크드인에서 무차별적으로 리크루터 접촉해서 NVIDiA 폰 인터뷰를 한 적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인터뷰 한 것 자체가 신기한 일인 것 같이 느껴져요. 물론 인도인 하이어링 매니저에게 전화인터뷰에서 개털리고 거기서 끝났지만요.

      지금은 미국 대기업 유럽사이트에 근무중인데, 다시 미국행을 모색중입니다. 뻔한 얘기지만 끈질긴 사람이 승리합니다. 원글님은 시민권도 있고 CS쪽이니 그야말로 계속해서 파고파고 눈을 좀 낮추면 취업할 수 있다고 지신있게 말씀드립니다.

      화이팅하세요!

      • 미쿡취준생 211.***.88.34

        Nvidia는 저도 한번 꼭 가보고 싶은 회사 중에 하나입니다. ㅎㅎ 어떻게든 지인 건너건너 referral을 받으려고 준비 중입니다. 격려 감사드립니다.

    • 지나가다 194.***.63.248

      저 윗분 언급하신것 처럼 포닥 준비도 병행하는걸 추천드립니다.
      “졸업에 성공하고 취직에 실패할 경우 이사가서 구직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까지 생각하시면 더욱… 백수로 구직하는것보단 포닥으로 구직하는게 백배 낫지요.

      • 미쿡취준생 211.***.88.34

        네, 제가 생각해도 포닥이 괜찮은 선택이 될 것 같기는 합니다. 감사합니다. ㅎㅎ 그런데 앞에서도 다른 분께 말씀드렸듯이 ASAP로 취직하면 그만둘 생각을 하고 포닥을 시작하는게 괜찮을지 약간 염려되네요 ㅠ

    • 한국 76.***.158.4

      한국에서의 경력이 있다면 그럼 다 삭제하시는지여?? 미국에서 9년 경력있다 최근 경력이 한국에서의 1년인데 미국을 베이스로 했던 work이긴 합니다. 다만 회사와 도시가 한국이라…최근경력이라서 뭐 무시할 순 없고 일단 두번째 경력칸으로 옮겨놓고 첫번째 칸을 미국에서의 가장 최근 경력으로 올려놓긴 했는데 보통 한국경력을 이력서에 안 적으시나요?

      • 미쿡취준생 211.***.88.34

        제 케이스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네요 ㅎㅎ 다른 분께서 답변해 주시면 좋겠네요. 약간 염려되는 것은 ATS가 experience의 직장 순서가 최신순으로 정렬되어 있지 않아도 YOE를 제대로 카운트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 cs 173.***.70.3

      시민권 보유에서 이미 남들과 출발선이 다르네요.
      당장 미국서 박사를 받아도 그린카드가 없어서 꺼리는 회사가 대부분이죠

    • Charlie 216.***.154.172

      Raytheon 지원해봐요
      시민권만 있으면 들어오기 쉽고 이것저것 스크리닝 과정이 많아 테크니컬 면접으로 어지간히 버벅거리지 않으면 사람 떨구지 않습니다.
      저희 BU에서 올해 1900명 뽑을 예정인데 아직 엔지니어 700명 자리가 남아있습니다.

    • MI 129.***.75.196

      아시겠지만 미국 회사들은 한국처럼 정규채용 이런거 거의 없습니다.
      자리 날때마다 수시로 채용하는 거고요.
      제 경험으론 내부인에 의한 추천이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인거 같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지원한 회사에 예전 동료나 상사가 있다면 그사람의 추천 내용에 따라 채용의 거의 80% 이상 결정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무래도 한국 분들이 스펙이나 실력으로만 보면 크게 뒤지지 않는데 현지 미국인들에 비해 휴먼네트웍이 부족하다 보니 어려움이 있는게 현실입니다.

      제 경험으론 이런 현상이 오히려 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더 심한거 같습니다.
      오히려 대기업이 채용 과정이 시스템화 되어 있어서 추천서가 상대적으로 덜 작용하는거 같습니다.
      신분 문제라던지 기타 개인적인 사항도 소기업에 비해 덜 민감하게 취급되는거 같고요.
      저도 이전에 있던 회사가 너무 싫어서 이직할 때 아무곳이나 여기만 아니면 된다는 심정으로 눈 높이 많이 낮추고 작은 회사에 많이 지원했는데 결국 인터뷰 연락 받은곳은 모두 대기업이었습니다.

      혹시 너무 조심스럽게 소기업만 지원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휴먼 테트웍 없지만 실력 있고 스펙 있는 분들은 대기업이 오히려 가능성이 높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 Zzz 211.***.12.191

      Resume에 US citizen이라고 쓰세요. 인도친구가 그렇게 하더라구요. 근데 시민권자시면 걱정안하셔도 될듯요. 아얘미국학위가 없으신게 아니면 때가되면 붙으실듯.

    • Zzz 211.***.12.191

      그리고 referal이라는게 프로세스를 빠르게 해주는거지 합격을 보장하는게 아닌걸로 알고있어요.

    • 직장 192.***.1.16

      가능하면 영문 이름을 만들어서 영문이름을 레쥬메에 쓰는게 좋을거 같습니다.

    • 검은 머리 외국인은 듣게 140.***.5.212

      한국에서 미국 직업 찾기는 거의 불가능이다. 한국에서 미국 회사 들어간 희귀 케이스의 일부는 국내 일류대학 출신으로 그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있거나, 정부에서 비공식적으로 개입, 지원하는 경우다.

      검은 머리 외국인으로서 가장 현실성 있는 대안은, 주한 미군 군무원, 아님 동북 아시아 주둔 미군 부대 지원이다. 주한 미군 경우는 공고내도 1년 넘게 못찾는 경우도 있으니까..그만큼 미국내에서 해외 근무 꺼려해